나스카 지상화: 2,000년 전 사막에 그린 거대한 그림 (만든 방법, 지워지지 않은 이유, 용도 가설, 2024년 AI로 찾은 303개, 보러 가는 법)

1941년, 고대 관개 시설을 연구하던 미국 학자 폴 코소크는 페루 남부 사막 위를 비행기로 날다가 땅에 그려진 이상한 선들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중 하나는 분명히 새의 모양이었습니다. 땅 위를 걸을 때는 그냥 흐릿한 길처럼 보이던 선들이, 하늘에서 보니 거대한 그림이었던 것입니다. 이 그림들이 나스카 지상화입니다. 연재 「세계의 불가사의」 다섯 번째 편입니다.

핵심 요약

  • 나스카 지상화는 기원전 500년부터 기원후 500년 무렵 페루 남부 사막에 그려진 선과 그림으로, 199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었습니다.
  • 검붉은 표면 자갈을 걷어 내 밝은 땅을 드러내는 단순한 방법으로 만들었고,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기후 덕분에 지금까지 남았습니다.
  • 2024년 일본 야마가타 대학교 연구팀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조사로 그림 형태의 지상화 303개를 새로 확인했습니다.

연재 「세계의 불가사의」 전 10편

  1. 1. 7대 불가사의, 세 가지 목록
  2. 2. 사라진 고대 7대 불가사의
  3. 3. 미스터리 서클
  4. 4. 피라미드는 어떻게 지었나
  5. 5. 나스카 지상화 (지금 보는 글)
  6. 6. 이스터섬 모아이 (공개 예정)
  7. 7. 스톤헨지 (공개 예정)
  8. 8. 버뮤다 삼각지대 (공개 예정)
  9. 9. 아틀란티스 (공개 예정)
  10. 10. 보이니치 필사본 (공개 예정)

나스카 지상화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위치 페루 이카 주 나스카·팔파 지역. 수도 리마에서 남쪽으로 약 400km
세계유산 1994년 등재 「나스카와 팔파의 선과 지상화」
만든 시기 대략 기원전 500년~기원후 500년 (파라카스 문화와 나스카 문화)
범위 약 450㎢에 흩어져 있음
종류 곧은 선, 삼각형·사다리꼴 같은 기하학 도형, 동물·식물·사람 같은 그림
대표 그림 크기 벌새 약 93m, 원숭이 약 93m×58m, 거미 약 47m, 콘도르 약 134m. 가장 큰 그림은 수백 m
선의 길이 몇 km씩 곧게 뻗은 선도 있음. 모두 합하면 1,000km가 넘는다는 추정
홈의 깊이 대부분 10~15cm 안팎

누가 처음 주목했나

지상화가 학계에 처음 보고된 것은 1920년대로, 페루 고고학자 토리비오 메히아 헤스페가 땅 위의 선을 기록하면서부터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서였습니다. 코소크와 함께 연구한 독일 출신 수학자 마리아 라이헤는 이후 반세기 가까이 사막에 머물며 선을 측량하고 지도를 그렸습니다. 직접 빗자루로 선을 쓸어 모양을 드러내고, 개발과 도로 건설로부터 지상화를 지키자고 끊임없이 호소했습니다. 나스카 비행장에 그의 이름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지금은 일본 야마가타 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나라 연구팀이 항공 사진과 드론, 인공지능을 이용해 조사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만들었나: 지우개로 그린 그림

나스카 사막의 땅 표면은 오랜 세월 햇볕과 공기에 산화되어 검붉은색을 띤 자갈로 덮여 있습니다. 그 아래 흙은 훨씬 밝은 색입니다. 옛 나스카 사람들은 이 표면 자갈을 걷어 내 옆으로 쌓아, 밝은 땅이 드러난 띠를 만들었습니다. 연필로 그린 것이 아니라 지우개로 지워서 그린 그림인 셈입니다.

방법 자체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말뚝과 끈으로 기준선을 잡고, 작은 밑그림을 격자로 나눠 크게 옮기는 방식이면 하늘에서 보지 않고도 큰 그림을 정확하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재현 실험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980년대 미국에서는 몇 사람이 나무 말뚝과 끈만으로 콘도르 크기의 그림을 며칠 만에 재현한 사례도 있습니다. 「하늘에서만 보이니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비슷한 오해가 붙은 현대의 사례는 크롭 서클 편에서 다뤘습니다.

2,000년 넘게 지워지지 않은 이유

  • 비가 거의 오지 않음: 나스카 일대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빗물이 선을 쓸어 갈 일이 드뭅니다.
  • 바람이 땅에 닿지 않음: 표면 자갈이 낮에 데워지며 땅 바로 위에 따뜻한 공기층을 만들어, 모래 바람이 선을 덮는 것을 줄여 준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 평탄하고 단단한 지면: 석고 성분이 섞인 땅이 굳어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 사람이 살지 않는 곳: 농경지나 마을로 개발되지 않아 오랫동안 손대지 않은 채 남았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한 번 밟거나 바퀴가 지나간 자국도 똑같이 수십 년, 수백 년 남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지상화 위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그렸나: 네 가지 가설

가설 주장 지금의 평가
천문 달력설 독일 출신 수학자 마리아 라이헤(1903~1998)가 평생 연구하며 주장. 선이 동지·하지 해넘이나 별이 뜨는 방향을 가리키는 거대한 달력이라는 설 일부 선이 천문 방향과 맞지만, 선이 워낙 많아 우연히 맞는 것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주된 설명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음
물과 산 숭배설 인류학자 요한 라인하르트 등. 물이 귀한 사막에서 물과 산의 신에게 비는 의례와 관련되었다는 설 선 일부가 물길이나 수원 방향과 이어진다는 관찰이 있어 유력한 설명 가운데 하나
의례 행렬 길설 사람들이 선을 따라 걸으며 의식을 치른 길이라는 설 선 위에서 토기 조각이 많이 발견되고 밟아 다진 흔적이 있어 뒷받침됨
표지판설 오가는 길가에서 보이도록 그린 안내·상징이라는 설 2024년 연구가 작은 그림들에 대해 이 해석을 제시

한 가지 목적이 아니라, 1,0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서로 다른 목적으로 그려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2024년, 인공지능이 찾은 그림 303개

2024년 9월, 일본 야마가타 대학교 나스카 연구소는 IBM 연구소와 함께 인공지능으로 항공 사진을 분석하고 현장 조사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그림 형태의 지상화 303개를 새로 찾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습니다. 약 6개월의 현장 조사로 얻은 성과로, 그때까지 알려진 그림 형태 지상화 약 430개에 더해 그 수를 크게 늘렸습니다.

  • 새로 찾은 그림은 대부분 크기가 작고 흐릿해 사람 눈으로 찾기 어려웠던 「부조형」 지상화였습니다.
  • 연구팀은 큰 선과 도형을 따라 놓인 「선형」 그림에는 주로 야생 동물이, 오솔길 가까이 놓인 작은 「부조형」 그림에는 사람이나 가축, 잘린 머리 같은 사람과 관련된 모티프가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 그래서 큰 그림은 공동체 의례에, 작은 그림은 길을 지나는 개인이나 소그룹이 보는 일종의 「표지판」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제시한 후보 가운데 실제 지상화로 확인된 것은 일부이고, 현장 조사가 끝나지 않은 후보도 많아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보러 가는 법

  • 경비행기 관람: 나스카 시내 비행장이나 북쪽 피스코·이카에서 출발하는 소형 비행기가 지상화 위를 선회합니다. 날개를 기울이며 좌우로 번갈아 보여 주기 때문에 멀미가 나기 쉽습니다. 빈속이나 과식을 피하고 멀미약을 챙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과거 소형기 사고가 있었으므로 허가받은 업체인지 확인하세요.
  • 전망탑: 지상화를 가로지르는 판아메리카나 고속도로 옆에 전망탑(미라도르)이 있어 손, 나무 같은 그림 일부를 높은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비행기보다 저렴하고 멀미 걱정이 없지만 보이는 그림은 몇 개뿐입니다.
  • 마리아 라이헤 기념관: 나스카 근처에 그의 연구 자료를 모은 기념관이 있습니다.
  • 요금·운항 여부: 날씨와 규정에 따라 바뀌므로 현지 공식 안내에서 확인하세요.

지상화를 위협하는 것들

시기 일
1930년대 판아메리카나 고속도로가 지상화 지대를 가로질러 건설되어 도마뱀 그림 등이 잘림
2014년 12월 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리마 기후회의에 맞춰 벌새 그림 옆에 현수막을 설치하면서 발자국으로 땅을 훼손. 단체가 공식 사과했고 관련자가 처벌받음
2018년 1월 트레일러 운전자가 통제 구역으로 들어가 지상화 세 개 위에 약 50m×100m에 걸친 바퀴 자국을 남김
2025년 6월 페루 정부가 보호 구역 일부를 축소하는 결정을 발표했다가, 불법 금 채굴 우려 등 반발이 커지자 며칠 만에 철회

엘니뇨 때 드물게 쏟아지는 비와 주변 개발, 불법 채굴도 계속되는 위협입니다.

밝혀진 것과 아직 모르는 것

밝혀진 것

  • 약 2,000년 전 파라카스·나스카 사람들이 만들었다.
  • 표면 자갈을 걷어 밝은 땅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하늘에서 보지 않고도 만들 수 있었다.
  • 극도로 건조한 기후 덕분에 남았다.
  • 선 위에서 토기 조각과 사람이 걸은 흔적이 나와, 사람들이 실제로 선을 이용했다.

아직 모르는 것

  • 정확한 목적. 여러 목적이 섞였을 가능성이 크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 모두 몇 개인지. 인공지능 조사로 지금도 새 그림이 발견되고 있다.
  • 왜 그토록 큰 그림을 땅에서는 한눈에 보이지 않게 그렸는지.

잉카 시대의 또 다른 페루 유산은 마추픽추 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늠해 보기

가늠 비교
지상화가 흩어진 범위 약 450㎢ 서울 면적(약 605㎢)의 약 4분의 3
벌새 그림 약 93m 축구장 세로 길이(105m)에 조금 못 미침. 아파트 30층 높이를 눕힌 길이
가장 큰 그림 수백 m 63빌딩(249m)을 눕혀 놓은 것보다 큼
모든 선을 이은 길이 1,000km 이상 서울~부산 도로(약 400km)를 두 번 넘게 왕복
홈 깊이 10~15cm 손바닥 길이 정도. 이 얕은 홈이 2,000년을 버팀
리마에서 약 400km 서울~부산 도로 거리와 비슷. 자동차(시속 100km)로 쉬지 않고 4시간 거리

지상화의 세계유산 지정 범위와 보존 상황은 유네스코에서, 페루 여행 전 안전 정보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 나스카와 팔파의 지상화 → 해외안전여행 (외교부) →

자주 묻는 질문

Q. 땅 위에서는 지상화가 안 보이나요?

선이 얕고 넓게 퍼져 있어 땅에서는 흐릿한 길처럼 보일 뿐 전체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주변 언덕이나 전망탑에서는 일부를 볼 수 있습니다.

Q. 지상화 위를 걸어 봐도 되나요?

안 됩니다. 발자국도 수십 년 남을 수 있어 허가 없이 지상화 지대에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고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Q.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말은 어디서 나왔나요?

1960~70년대 대중서에서 퍼진 주장입니다. 단순한 도구로 재현할 수 있고, 만든 사람들의 토기와 생활 흔적이 주변에서 확인되어 학계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Q. 경비행기 관람은 얼마나 걸리나요?

나스카에서 출발하면 보통 30분 안팎 비행하는 상품이 많습니다. 출발지와 코스에 따라 다르므로 예약 전 확인하세요.

기준일 2026년 10월 24일

출처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나스카와 팔파의 선과 지상화 · 야마가타 대학교 보도자료 (2024년 9월) 및 PNAS 논문 · NPR 2018년 트럭 훼손 보도 · The Art Newspaper 2025년 보호 구역 축소·철회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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