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에 들어가면 배도 비행기도 흔적 없이 사라진다.」 버뮤다 삼각지대는 어린 시절 과학 잡지나 텔레비전에서 한 번쯤 접해 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전설은 생각보다 젊습니다. 이름이 처음 인쇄된 것은 1964년이고, 지금 우리가 아는 형태로 굳어진 것은 1970년대입니다. 연재 「세계의 불가사의」 여덟 번째 편은 바다 자체보다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들여다봅니다. 이번 편은 흔한 오해를 하나씩 바로잡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각 항목마다 확인된 사실과 주장을 나눠 적었습니다.
핵심 요약
-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이름은 1964년 미국 잡지 기사에서 처음 쓰였고, 1974년 찰스 벌리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며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이 해역에서 실종이 다른 붐비는 바다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히며, 미국 지명위원회도 공식 지명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 1945년 19비행대 실종 등 대표 사건들은 다시 조사해 보면 폭풍, 항법 착오, 연료 고갈로 설명되거나 이야기가 부풀려진 경우가 많습니다.
연재 「세계의 불가사의」 전 10편
- 1. 7대 불가사의, 세 가지 목록
- 2. 사라진 고대 7대 불가사의
- 3. 미스터리 서클
- 4. 피라미드는 어떻게 지었나
- 5. 나스카 지상화
- 6. 이스터섬 모아이
- 7. 스톤헨지
- 8. 버뮤다 삼각지대 (지금 보는 글)
- 9. 아틀란티스 (공개 예정)
- 10. 보이니치 필사본 (공개 예정)
버뮤다 삼각지대는 어디인가
가장 흔한 정의는 미국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대서양의 영국령 섬 버뮤다, 카리브해의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을 잇는 삼각형입니다. 넓이는 흔히 약 130만㎢로 소개되지만, 이것은 책마다 다릅니다. 어떤 저자는 삼각형을 훨씬 넓게 잡아 멕시코만이나 대서양 한가운데 사건까지 포함시켰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미국 지명위원회가 「버뮤다 삼각지대」를 공식 지명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경계를 정한 공식 지도도 없다고 밝힙니다. 경계가 없는 구역에서 「사고가 많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넓게 잡을수록 사건은 저절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오해 1: 「옛날부터 뱃사람들이 두려워한 마의 바다」
확인된 사실: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말을 처음 쓴 것은 미국 작가 빈센트 개디스로, 1964년 2월 대중 잡지 「아거시」에 실은 기사 「죽음의 버뮤다 삼각지대」에서였습니다. 그 전인 1950년대에도 이 해역의 실종 사건을 묶어 쓴 신문 기사나 잡지 글이 있었지만, 「삼각지대」라는 이름과 틀을 만든 것은 개디스의 기사로 봅니다.
이 이름을 세계적으로 퍼뜨린 것은 1974년 찰스 벌리츠의 책 「버뮤다 삼각지대」입니다. 외국어 학습서로 유명한 벌리츠 집안 출신인 그는 이 책에서 실종 사건들을 잇달아 소개하며, 가라앉은 아틀란티스 문명의 에너지나 외계 존재 같은 설명까지 거론했습니다.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1970년대 후반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잇달아 나오며 전설은 대중문화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주장: 콜럼버스가 이 바다에서 이상한 빛과 나침반의 이상을 기록했다는 이야기도 자주 붙습니다. 항해 일지에 불빛을 보았다는 대목이 있긴 하지만, 학자들은 육지의 모닥불이나 원주민의 카누 불빛, 유성 등으로 해석합니다. 수백 년 동안 「저주받은 바다」로 불렸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오해 2: 「19비행대는 맑은 날 갑자기 사라졌다」
버뮤다 삼각지대 전설의 중심에는 1945년 12월 5일의 사건이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 해군 항공기지를 떠난 TBM 어벤저 뇌격기 5대, 이른바 「19비행대」가 훈련 비행 중 실종되었습니다. 타고 있던 14명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탑승자는 해군 6명과 해병대 8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훈련생이 편대를 이끌었고, 도중에 교관인 찰스 테일러 중위가 지휘를 넘겨받았습니다. 바하마 쪽 바다에서 폭탄 투하 연습을 한 뒤 삼각형 경로를 돌아 기지로 돌아오는, 이 기지에서 자주 하던 항법 훈련이었습니다. 특별한 임무도, 낯선 항로도 아니었다는 점이 오히려 실종을 더 미스터리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확인된 사실: 해군 조사 기록과 무선 교신 기록에 따르면, 편대장 찰스 테일러 중위는 비행 도중 나침반이 고장 났다고 보고했고, 자신들이 플로리다 남쪽 키스 제도 위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실제로는 바하마 쪽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쪽으로 가야 육지가 나오는데, 편대는 방향을 놓고 혼선을 겪으며 동쪽과 북쪽을 오갔습니다. 해가 지고 날씨가 나빠졌으며 바다는 거칠었습니다. 연료가 바닥난 편대는 밤바다에 내려앉았을 것으로 봅니다. 겨울 대서양에 불시착한 어벤저는 빠르게 가라앉는 기체였습니다.
이야기를 더 극적으로 만든 것은 구조에 나선 PBM 마리너 비행정의 실종입니다. 조종사 3명과 승무원 10명, 모두 13명을 태운 이 비행정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각 근처를 지나던 유조선 게인스 밀스호가 하늘에서 불길이 치솟고 바다에 기름이 번지는 것을 보았다고 보고했습니다. 마리너 기종은 연료 증기가 기체 안에 차기 쉬워 「날아다니는 가스 탱크」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폭발로 추락했다는 설명이 가장 유력합니다.
주장: 전설판에서는 「잔잔한 바다」, 「하늘이 이상하게 보인다는 마지막 교신」 같은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런 대사는 교신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거나 각색된 것으로 지적됩니다. 해군 조사위원회는 처음 편대장의 판단 착오를 원인으로 적었다가, 유족의 이의 제기 이후 「원인 불명」으로 기록을 바꿨습니다. 해군 기록 정정 위원회가 편대장 한 사람에게 책임을 돌린 것은 부당하다고 본 것입니다. 「원인 불명」은 초자연 현상이라는 뜻이 아니라 잔해가 발견되지 않아 확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오해 3: 「다른 바다보다 훨씬 많이 사라진다」
확인된 사실: NOAA는 이 해역에서 의문의 실종이 다른 넓고 붐비는 바다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힙니다. 미국 해군과 해안경비대도 해상 재난에 초자연적 원인은 없으며, 자연 조건과 사람의 실수로 설명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고 쉬운 바다라는 뜻은 아닙니다. NOAA가 꼽는 환경 요인은 이렇습니다.
- 열대 폭풍과 허리케인: 여름부터 가을까지 허리케인이 자주 지나갑니다. 기상 예보가 발달하기 전에는 많은 배가 폭풍에 침몰했습니다.
- 멕시코 만류: 플로리다 해협을 따라 북쪽으로 흐르는 빠르고 강한 해류입니다. 날씨를 급변시키기도 하고, 사고 잔해를 빠르게 멀리 실어 가 흔적을 찾기 어렵게 만듭니다.
- 얕은 바다와 깊은 바다가 섞인 지형: 바하마와 카리브 섬 주변은 얕은 여울이 많아 좌초 위험이 있고, 반대로 푸에르토리코 해구처럼 대서양에서 가장 깊은 곳도 있어 가라앉은 잔해는 찾기 어렵습니다.
- 나침반 편차: 나침반이 가리키는 자북과 지도의 진북은 지역마다 차이가 나는데, 이 해역 일부에서는 둘이 거의 같아지는 때가 있었습니다. 편차 보정에 익숙한 항해자에게는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이 바다는 미국 동해안, 멕시코만, 카리브해, 파나마 운하를 오가는 배와 비행기가 엄청나게 많이 지나는 길목입니다. 교통량이 많으면 사고의 절대 숫자도 많습니다. 서울 강남대로에서 접촉 사고가 시골 국도보다 자주 일어나는 것이 그 길이 저주받아서가 아닌 것과 같습니다. 「몇 건이 사라졌나」가 아니라 「지나간 배와 비행기 가운데 몇 퍼센트가 사라졌나」로 비교해야 합니다. 이렇게 비율로 따진 공식 통계에서 이 해역이 유독 높다는 결과는 제시된 적이 없습니다.
오해 4: 「목록에 오른 사건은 모두 미스터리」
1975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도서관 사서였던 래리 쿠셰는 「버뮤다 삼각지대 미스터리, 풀리다」라는 책을 냈습니다. 그는 전설에 등장하는 사건들을 하나하나 당시 신문, 보험 기록, 사고 조사 보고서와 대조했습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 쿠셰가 확인한 유형 | 예 |
|---|---|
| 실제로는 폭풍 속에서 일어난 사고 | 「맑은 날 사라졌다」고 소개되었지만 당시 기록에는 폭풍이 있던 사례들 |
| 삼각지대 밖에서 일어난 사고 | 1872년 대서양 아조레스 제도 근처에서 발견된 유령선 메리 셀레스트호처럼 전혀 다른 바다의 사건 |
| 나중에 원인이 밝혀진 사고 | 잔해나 생존자가 발견되었는데 그 뒷이야기가 빠진 경우 |
| 기록 자체를 찾을 수 없는 사고 | 당시 신문이나 등록부에 해당 배나 비행기가 없는 경우 |
쿠셰의 결론은 「미스터리는 바다가 아니라 허술한 조사와 베껴 쓰기가 만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앞 책의 오류가 다음 책에 그대로 옮겨지고, 극적인 장면이 하나씩 덧붙여지며 전설이 자랐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건이 풀린 것은 아닙니다. 1918년 3월 승무원과 승객 300명 넘게 태우고 사라진 미 해군 석탄 운반선 사이클롭스호는 지금도 정확한 원인을 모릅니다. 다만 과적, 한쪽 엔진 고장, 폭풍 같은 현실적인 원인이 거론되며, 침몰 위치가 삼각지대 안이었는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직 원인을 모른다」와 「초자연 현상이다」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사실, 가설, 근거 없는 주장 한눈에
| 구분 | 내용 |
|---|---|
| 확인된 사실 | 이름은 1964년 잡지 기사에서 시작. 1945년 19비행대와 구조 비행정이 실종됨. 이 해역은 교통량이 많고 허리케인과 강한 해류가 있음. NOAA는 실종 빈도가 더 높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힘 |
| 과학적 가설 (일부 사고 설명용) | 갑작스러운 폭풍과 큰 파도, 해저에서 솟는 메탄가스로 배의 부력이 줄어든다는 가설. 메탄 가설은 이 해역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어 NOAA도 근거가 약한 쪽으로 분류 |
| 근거 없는 주장 | 외계인 납치, 가라앉은 아틀란티스의 에너지 결정, 다른 차원으로 이어지는 소용돌이, 시간의 틈 |
2016년 무렵에는 「육각형 구름이 시속 270km의 바람 폭탄을 만들어 배를 삼킨다」는 해외 방송 내용이 국내에도 퍼졌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위성 사진의 구름 모양만으로 그런 결론을 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럴듯한 과학 용어를 입힌 새 버전의 전설이 계속 나오는 셈입니다.
그래서 그 바다를 지나가도 될까
마이애미에서 버뮤다로, 플로리다에서 카리브해 섬으로 가는 정기 항공편과 크루즈선은 지금도 매일 이 해역을 지납니다. 항공사나 선사가 「삼각지대」를 피해서 길을 잡지는 않습니다. 여행자가 신경 쓸 것은 전설이 아니라 계절입니다.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대체로 6월부터 11월까지)에는 일정 변경이 생길 수 있으니 항공사·선사 공지와 기상 정보를 확인하고, 해외 여행 전에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에서 해당 국가 안내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버뮤다 삼각지대 이야기는 우리에게 바다보다 정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출처를 따라가 보고, 비율로 따져 보고, 「모른다」와 「신비하다」를 구분하는 습관입니다. 이 습관은 미스터리 서클 편에서 본 것과 똑같이 쓸모가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벌리츠가 버뮤다 삼각지대의 원인으로 들먹인 것 가운데 하나가 「가라앉은 대륙 아틀란티스」였습니다. 연재 아홉 번째 편 「아틀란티스 전설」에서는 이 이야기가 처음 등장한 플라톤의 대화편을 직접 읽으며, 그것이 역사 기록인지 철학자의 우화인지 따져 봅니다.
가늠해 보기
| 가늠 | 비교 |
|---|---|
| 흔히 말하는 넓이 약 130만㎢ (정의마다 다름) | 남한 면적(약 10만㎢)의 약 13배 |
| 꼭짓점 사이 거리 대략 1,500~1,700km | 서울~부산 도로 거리(약 400km)의 4배 안팎. 여객기(시속 900km)로 2시간 남짓 |
| 19비행대 실종 1945년 | 지금으로부터 80년 남짓 전. 광복과 같은 해 |
| 이름이 생긴 1964년 | 도쿄 올림픽이 열린 해. 「옛날부터 내려온 전설」이 아니라 60년쯤 된 이야기 |
| 푸에르토리코 해구 가장 깊은 곳 약 8,400m | 에베레스트(8,849m)가 거의 잠기는 깊이. 가라앉은 잔해를 찾기 어려운 이유 |
| 사이클롭스호 실종 1918년, 300명 넘게 탑승 | 대형 여객기 한 대 정원과 비슷한 인원 |
버뮤다 삼각지대에 대한 미국 정부 기관의 공식 설명은 해양대기청(NOAA)에서, 19비행대 등 해군 기록은 해군 역사유산사령부에서, 해외 여행 안전 정보는 외교부에서 확인하세요.
미국 해양대기청(NOAA): 버뮤다 삼각지대란? → 미 해군 역사유산사령부(NHHC) → 해외안전여행 (외교부) →
자주 묻는 질문
Q. 버뮤다 삼각지대는 정말 다른 바다보다 위험한가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이 해역에서 실종이 다른 붐비는 바다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힙니다. 허리케인과 강한 해류가 있는 바다일 뿐, 특별히 위험한 구역으로 보지 않습니다.
Q.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이름은 누가 만들었나요?
미국 작가 빈센트 개디스가 1964년 잡지 「아거시」 기사에서 처음 썼습니다. 1974년 찰스 벌리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습니다.
Q. 19비행대는 결국 어떻게 된 건가요?
잔해가 발견되지 않아 공식 기록은 「원인 불명」입니다. 다만 교신 기록으로 보아 위치를 잘못 판단해 헤매다 연료가 떨어져 밤바다에 불시착했다는 설명이 가장 유력합니다.
Q. 지도에서 버뮤다 삼각지대를 찾을 수 있나요?
공식 지명이 아니어서 정부가 만든 해도나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습니다. 경계도 저자마다 달라 넓이가 크게 차이 납니다.
Q. 버뮤다로 가는 비행기나 크루즈는 그 바다를 피하나요?
피하지 않습니다. 정기 항공편과 크루즈선이 매일 이 해역을 지납니다. 여행 계획에서 신경 쓸 것은 허리케인 시즌과 현지 기상 정보입니다.
Q. 메탄가스 때문에 배가 가라앉는다는 말은 사실인가요?
해저에서 많은 가스가 솟으면 물의 밀도가 낮아져 배가 뜨기 어렵다는 이론은 있지만, 이 해역에서 실제로 그런 사고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NOAA도 근거가 부족한 설명으로 분류합니다.
기준일 2026년 10월 27일
출처 NOAA 국립해양청: What is the Bermuda Triangle? ·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Bermuda Triangle · 미 해군 역사유산사령부 H-Gram: The Disappearance of Flight 19 and Training 49 · 미 해군 국립박물관: USS Cyclops Mystery,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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