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붉은 행성의 올림푸스 산과 마리네리스 협곡, 물의 흔적과 탐사차, 2027년 2월 충 관측 안내

여러분이 지금 화성 여행 상품을 고른다고 상상해 봅시다. 출발일은 아무 때나 정할 수 없고 약 26개월마다 열리는 창이 있을 때만 떠날 수 있습니다. 가는 데만 반년이 넘고, 도착하면 기온은 영하 60℃ 안팎, 공기는 지구의 100분의 1도 안 됩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화성에 끌립니다. 태양계에서 지구 다음으로 「살 만한」 행성이고, 한때 물이 흘렀기 때문입니다. 연재 「태양계 행성 여행」 여섯 번째 편은 붉은 행성 화성으로 떠나는 상상 여정입니다.

핵심 요약

  • 화성은 지구 지름의 약 절반인 붉은 행성으로, 표면의 산화철(녹) 먼지 때문에 붉게 보이며 하루 길이는 지구와 비슷한 약 24시간 40분입니다.
  •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 올림푸스 산과 길이 약 4,000km의 마리네리스 협곡이 있고, 아주 먼 옛날에는 강과 호수가 있었다는 증거가 탐사로 쌓였습니다.
  • 화성은 약 26개월마다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충을 맞으며, 다음 충은 2027년 2월 19일로 사자자리 부근에서 밤새 밝게 보입니다.

연재 「태양계 행성 여행」 전 9편

  1. 1. 태양계 한눈에 보기
  2. 2. 태양
  3. 3. 수성
  4. 4. 금성
  5. 5. 지구와 달
  6. 6. 화성 (지금 보는 글)
  7. 7. 목성 (공개 예정)
  8. 8. 토성 (공개 예정)
  9. 9. 천왕성과 해왕성 (공개 예정)

여행 전 안내서: 화성의 기본 정보

항목 화성 지구와 비교
지름 약 6,779km 지구의 약 53%
표면 중력 지구의 약 38% 몸무게 60kg인 사람이 약 23kg처럼 느낌
태양과의 평균 거리 약 2억 2,800만 km (1.52AU) 지구의 약 1.5배
하루 (태양 기준) 약 24시간 40분 (솔) 지구보다 약 40분 김
1년 약 687일 지구의 약 1.9배
자전축 기울기 약 25도 지구(23.4도)와 비슷해 계절이 있음
평균 기온 약 영하 60℃ 안팎 여름 낮 적도는 20℃ 가까이, 극지 밤은 영하 120℃ 아래
대기 이산화탄소 약 95%, 기압은 지구의 1% 미만 숨 쉴 수 없고 물이 액체로 오래 남지 못함
위성 포보스, 데이모스 둘 다 감자 모양의 작은 위성

화성이 붉은 이유는 표면을 덮은 흙과 먼지에 산화철, 쉽게 말해 녹이 많기 때문입니다. 고운 먼지가 대기에 떠다녀 하늘도 낮에는 누르스름한 분홍빛이고, 해 질 녘에는 오히려 푸르스름하게 물듭니다. 지구와 정반대입니다. 두 위성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 전쟁의 신 아레스의 아들 포보스(공포)와 데이모스(두려움)에서 왔습니다. 동양에서는 붉고 밝기가 크게 변하는 이 행성을 「형혹성」이라 부르며 불길하게 여기기도 했습니다.

첫 번째 관문: 언제 떠날 수 있나

지구와 화성은 둘 다 태양을 돌기 때문에 거리가 늘 변합니다. 가장 가까울 때는 약 5,600만 km(2003년 기록), 태양 반대편에 있을 때는 약 4억 km까지 벌어집니다. 탐사선은 가장 가까운 거리로 곧장 날아가지 않습니다. 연료를 아끼려고 지구 궤도와 화성 궤도를 잇는 타원 궤도를 따라 태양을 반 바퀴 돌아갑니다. 출발할 때 화성이 알맞은 위치에 와 있어야 하므로, 이 「발사의 창」은 약 26개월마다 한 번 열립니다.

탐사선 발사 화성 도착 걸린 시간
마리너 4호 (첫 근접 통과) 1964년 11월 1965년 7월 약 7.5개월
큐리오시티 2011년 11월 2012년 8월 약 8.5개월
퍼서비어런스 2020년 7월 30일 2021년 2월 18일 약 6.5개월 (203일)

무선 신호도 빛의 속도로 3분에서 22분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지구에서 화성 탐사차를 조이스틱으로 실시간 조종할 수 없습니다. 하루치 명령을 한꺼번에 보내면 탐사차가 스스로 판단해 움직입니다. 사람이 간다면 왕복과 다음 창을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쳐 2~3년짜리 여행이 됩니다.

두 번째 관문: 꼭 들러야 할 명소

올림푸스 산: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

화성 여행의 첫 명소는 올림푸스 산입니다. 높이는 화성 기준면에서 약 22km로, 지구 에베레스트(8,849m)의 약 2.5배입니다. 자료에 따라 25km 안팎으로 소개되기도 하는데, 어디를 바닥으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밑면 지름은 약 600km로 우리나라 남한 땅을 거의 다 덮을 만큼 넓습니다.

높이 비교: 화성의 올림푸스 산은 에베레스트의 약 2.5배5km10km15km20km1,947m한라산8,849m에베레스트약 22km올림푸스 산 (화성)막대 높이는 실제 비율 · 올림푸스 산 높이는 화성 기준면에서 잰 값으로, 자료에 따라 약 22~25km
한라산, 에베레스트, 화성 올림푸스 산의 높이 비교. 막대 높이는 실제 비율입니다 (퀘스트피아 직접 작성 모식도)

왜 이렇게 클까요. 지구는 판이 움직여서 화산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하와이 섬들이 줄지어 있는 것도 판이 이동하며 화산 자리가 옮겨 갔기 때문입니다. 화성은 판 운동이 없어서 같은 자리에서 수억 년 동안 용암이 쌓이고 또 쌓였습니다. 중력이 약해 높은 산이 자기 무게에 덜 무너지는 것도 한몫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경사가 워낙 완만해서 산자락에 서 있으면 너무 넓어 거대한 산이라는 것을 느끼기 어렵고, 정상의 분화구조차 지평선 너머에 있다는 것입니다.

마리네리스 협곡: 행성을 가로지르는 균열

두 번째 명소는 적도를 따라 뻗은 마리네리스 협곡입니다. 길이 약 4,000km, 깊이는 곳에 따라 7km를 넘습니다. 미국 그랜드캐니언(길이 약 450km, 깊이 약 1.8km)을 몇 개 이어 붙여도 모자랍니다. 지구로 치면 서울에서 출발해 일본 열도를 지나 훨씬 더 가야 끝나는 길이입니다. 강이 깎아 만든 그랜드캐니언과 달리, 마리네리스 협곡은 주변 화산 지대가 부풀어 오르며 땅이 갈라져 생긴 것으로 봅니다. 이름은 1971년 이 협곡을 처음 자세히 찍은 탐사선 마리너 9호에서 왔습니다.

극관: 하얀 모자

화성의 남북극에는 지구처럼 흰 얼음 모자(극관)가 있습니다. 주성분은 물 얼음이고, 겨울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얼어붙은 드라이아이스가 그 위를 덮었다가 봄에 다시 기체로 날아갑니다. 이 때문에 화성의 기압은 계절에 따라 눈에 띄게 오르내립니다. 극관은 작은 망원경으로도 하얀 점으로 보입니다.

포보스: 조금씩 떨어지는 위성

지난 편에서 지구의 달은 해마다 약 3.8cm씩 멀어진다고 했습니다. 화성의 큰 위성 포보스는 반대입니다. 화성 표면에서 약 6,000km 높이로 아주 낮게 돌면서, 화성이 자전하는 것보다 빨리 공전합니다. 이 때문에 조석력이 포보스를 끌어내려, 100년에 약 1.8m씩 화성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NASA는 약 5,000만 년 뒤에는 포보스가 화성에 부딪히거나 부서져 고리가 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화성 하늘에서 포보스는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지며, 하루에 두 번 넘게 하늘을 가로지릅니다.

세 번째 관문: 물은 어디로 갔나

오늘날 화성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오래 머물 수 없습니다. 기압이 낮아 물이 금방 끓어 날아가거나 얼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화성 곳곳에는 물이 흘렀다는 흔적이 뚜렷합니다. 마른 강줄기 같은 골짜기, 부채꼴로 쌓인 삼각주, 물속에서만 만들어지는 광물, 동글동글하게 닳은 자갈 등입니다.

과학자들은 약 30억~40억 년 전 화성이 지금보다 따뜻하고 대기가 두꺼워 강과 호수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 뒤 화성은 지구보다 작아 내부가 빨리 식었고, 행성을 감싸던 자기장이 약해지면서 태양에서 불어오는 입자 흐름(태양풍)에 대기가 조금씩 깎여 나갔다는 설명이 유력합니다. 물의 상당 부분은 우주로 빠져나갔고, 일부는 극관과 땅속 얼음으로 남아 있습니다. 2024년에는 화성 지진 자료를 분석해 지하 10~20km 깊이 암석 틈에 액체 물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지만,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닌 해석 단계입니다.

「화성에 생명이 있었나」는 화성 탐사의 가장 큰 질문입니다. 2025년 NASA는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암석에서 「생명체 흔적일 가능성이 있는 특징(잠재적 생명 지표)」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생명 없이도 생길 수 있는 화학 반응으로 설명될 여지가 있어, 결론을 내리려면 시료를 지구로 가져와 정밀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 NASA의 입장입니다.

현지 안내원: 지금 화성을 달리는 탐사차

탐사차 착륙 장소 상태 (2026년 10월 기준)
소저너 1997년 아레스 계곡 최초의 화성 바퀴 달린 탐사차. 약 3개월 운용
스피릿·오퍼튜니티 2004년 구세프 충돌구·메리디아니 평원 오퍼튜니티는 90일 목표로 갔다가 약 15년 동안 45km 넘게 달림. 2018년 모래폭풍 뒤 교신 끊김
큐리오시티 2012년 8월 게일 충돌구, 샤프 산 운용 중. 높이 약 5km의 샤프 산 기슭을 오르며 지층을 조사
퍼서비어런스 2021년 2월 예제로 충돌구 (옛 호수와 삼각주) 운용 중. 누적 주행 거리가 오퍼튜니티 기록을 넘어섬. 지구로 보낼 암석 시료를 시료관에 담아 둠
인저뉴어티 (헬리콥터) 2021년 2월 예제로 충돌구 다른 행성에서 처음 동력 비행. 72회 비행 뒤 2024년 1월 임무 종료
주룽 (중국) 2021년 5월 유토피아 평원 2022년부터 휴면 상태

퍼서비어런스가 모은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화성 시료 회수」 계획은 비용 문제로 NASA 계획에서 빠졌다고 보도되었고, 다른 방식으로 되살릴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큐리오시티는 지구 차량으로 치면 10년 넘게 비포장 산길을 달린 셈이어서 바퀴에 구멍과 균열이 생겼지만, 조심스럽게 경로를 고르며 임무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화성을 본다면: 2027년 2월의 충

화성에 가지 않고도 화성을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때가 있습니다. 지구가 태양과 화성 사이를 지나며 세 천체가 일직선이 되는 충입니다. 이때 화성은 해가 질 때 동쪽에서 떠서 밤새 하늘에 있고, 해가 뜰 때 서쪽으로 집니다. 지구와 가까워져 밝기도 가장 밝습니다.

  • 다음 충: 2027년 2월 19일. 화성은 사자자리 부근에 있으며, 지구와의 거리는 약 1억 km 안팎입니다.
  • 밝기: 1등성보다 밝은 붉은 별로 보여, 같은 시기 하늘의 별들 사이에서 쉽게 눈에 띕니다. 밝기와 크기에 관한 단위는 겉보기등급·절대등급 글에서 다뤘습니다.
  • 아쉬운 점: 화성 궤도가 꽤 찌그러져 있어 충마다 거리가 다릅니다. 2027년은 거리가 먼 편이라 망원경으로 보이는 원반이 작습니다. 크게 다가오는 충은 2033년 6월 무렵이 될 전망입니다.
  • 그다음 충: 2029년 3월 25일.

충 전후 두어 달은 저녁 하늘에서 화성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겨울이니 따뜻하게 입고, 해 진 뒤 동쪽 하늘에서 붉게 빛나는 점을 찾아보세요. 화성이 별자리 사이를 거꾸로 거슬러 가는 것처럼 보이는 「역행」도 충 무렵 몇 주에 걸쳐 관찰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화성을 지나면 소행성대 너머로 태양계의 거인이 기다립니다. 다음 편 「목성」에서는 지구가 1,300개 넘게 들어가는 크기, 수백 년째 이어지는 대적점 폭풍, 갈릴레이가 발견한 네 위성과 탐사선 주노의 발견을 정리합니다. 지구 쪽 이웃은 지구와 달 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무엇으로 볼 수 있나

도구 보이는 것
맨눈 붉은빛의 밝은 점. 충 무렵에는 1등성보다 밝고, 몇 주에 걸쳐 별 사이를 거꾸로 가는 역행을 관찰할 수 있음
쌍안경 (7×50 등) 붉은색이 더 또렷해지지만 원반 모양은 거의 보이지 않음
입문용 망원경 (구경 70~80mm) 작은 주황색 원반과 밝은 극관. 2027년 충은 원반이 작아 무늬 구별은 어려움
중형 망원경 (구경 130~200mm) 대기가 안정된 밤에 시르티스 메이저 같은 어두운 무늬와 극관, 자전에 따른 무늬 변화
공개 천문대 (60cm~1m급) 어두운 무늬와 극관을 비교적 선명하게. 충 전후 화성 관측 행사가 열리는 경우가 많음

화성은 충 전후 두어 달이 관측 적기입니다. 2027년 2월에는 해 진 뒤 동쪽, 자정 무렵 남쪽 하늘의 사자자리 부근에서 찾으세요. 행성은 별보다 덜 반짝이는 것도 구별 요령입니다.

가늠해 보기

2027년 2월 충 무렵 화성까지 약 1억 km. 쉬지 않고 간다고 가정한 시간입니다.

탈것 걸리는 시간
걸어서 (시속 4km) 약 2,850년
자동차 (시속 100km) 약 114년
KTX (시속 300km) 약 38년
여객기 (시속 900km) 약 12년 8개월
퍼서비어런스 (실제, 태양을 돌아가는 궤도) 203일
빛 약 5분 34초
가늠 비교
올림푸스 산 높이 약 22km 에베레스트(8,849m)의 약 2.5배, 한라산(1,947m)의 약 11배. 여객기 순항 고도(약 10~11km)의 두 배
마리네리스 협곡 길이 약 4,000km 서울~부산 도로 거리(약 400km)의 약 10배
화성 중력 지구의 약 38% 몸무게 60kg인 사람이 약 23kg처럼 느낌
화성의 하루 약 24시간 40분 화성에서 한 달(30솔)을 살면 지구 시계보다 약 20시간이 더 흐름

더 자세히: 보이저 1호를 타고 가늠하는 우주의 크기

화성의 충과 관측 시기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탐사차 소식과 화성 과학은 NASA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천문우주지식정보 (한국천문연구원) → NASA 화성(Mars) 정보 → NASA 퍼서비어런스 탐사차 →

자주 묻는 질문

Q. 화성은 왜 붉은가요?

표면 흙과 먼지에 산화철, 즉 녹 성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고운 먼지가 대기에도 떠 있어 하늘까지 누르스름한 분홍빛을 띱니다.

Q. 화성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탐사선 기준으로 약 6~9개월입니다. 퍼서비어런스는 2020년 7월 30일 발사해 203일 만인 2021년 2월 18일 착륙했습니다. 연료를 아끼려 태양을 반 바퀴 도는 궤도로 갑니다.

Q. 화성에 지금도 물이 있나요?

극관과 땅속에 얼음 형태로 많이 있습니다. 표면에 액체 상태로 오래 머물기는 어렵고, 땅속 깊은 곳 액체 물 가능성은 연구 단계입니다.

Q. 화성에서 생명체가 발견되었나요?

아직 아닙니다. 2025년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암석에서 잠재적 생명 지표가 발표되었지만, 생명 없이도 생길 수 있는 현상일 수 있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Q. 다음에 화성이 가장 잘 보이는 때는 언제인가요?

2027년 2월 19일 충 무렵입니다. 해 질 녘 동쪽에서 떠 밤새 보이며, 사자자리 부근에서 붉고 밝게 빛납니다. 그다음 충은 2029년 3월입니다.

Q. 화성의 하루와 1년은 얼마인가요?

하루(솔)는 약 24시간 40분으로 지구와 비슷하고, 1년은 지구 날짜로 약 687일입니다. 자전축이 약 25도 기울어 계절도 있습니다.

기준일 2026년 10월 28일

출처 NASA Mars Facts (화성 기본 정보) · NASA 퍼서비어런스 미션 · NASA 큐리오시티 미션 · BBC Sky at Night, 2027년 2월 화성 충 안내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정보

천문 수치는 새 관측과 연구에 따라 조금씩 고쳐질 수 있습니다. 최신 값은 NASA·한국천문연구원 등 공식 자료를 확인하세요.